앞으로 장래 희망을 그리는 시간에 아이는 서울대학교 로고와 삼성전자 로고를 그리고는 영정 사진을 그렸다.
엄마가 서울대학교와 삼성전자만 이야기를 해서 공부하는 게 너무 괴롭지만 억지로 참고 하고 있는 거라며 삼성전자에 들어가면 바로 자살을 하겠다고 했다. 엄마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아이의 섬뜩한 눈빛을 보며 가슴이 무너졌다.
그건 내 눈빛이었다. 1등이 아니면 다 못났다고 생각하며 열등감에 괴로워했던 내 눈빛이 그 아이의 눈빛이었다. 어쨌든 내 분야의 1등이 되겠다며 잠을 줄이고, 좋아하는 일을 뒤로하고 아등바등하던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기운이 그 아이의 기운이었다.
예순이 가까워지면서 지난날을 돌아보니 가장 후회되는 것은 훌륭하게 살기 위해 힘을 주며 꾸역꾸역 살아온 세월이다.
한국 엄마들은 다른 나라 엄마들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 수학 성적이 지난달에 70점이었는데 80점으로 올랐다며 칭찬을 해주라고 교사가 말하면, 다른 나라 엄마들은 기쁜 얼굴로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데, 한국 엄마들은 기뻐하지 않으며 꼭 이렇게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럼 우리 아이가 반에서 몇 등인가요?"
"등수를 알려주시기 어려우시다면 반 평균이 몇 점인가요?"
한국 엄마들이 궁금한 것은 아이의 실력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 몇 등이냐는 거다.
늘 남과 비교하며 경쟁에서 이겨야 산다는 것이 몸에 밴 엄마들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어디서든 자녀가 남보다 얼마나 뛰어난지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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