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상상한다."
장강명 본인이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묘사해내는 특이한 에세이~~
작가가 상상하는 현수동은
아파트값 떨어질까봐 전에 있었던 붕괴 사고 따위는 철저히 없던 일로 하는 동네가 아니라
붕괴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기리고 위로하는 그런 따뜻한 동네이다.
작가들이 기억해주는 와우아파트 붕괴사고(강풀의 어게인, 장강명의 아무튼, 현수동) (tistory.com)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다가 무릎을 치며 감탄한 적이 있다. 유 교수는 이 책에서 '거리의 이벤트 밀도'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 '백 미터를 걸을 때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의 수'다. 강북의 작은 골목들은 이벤트 밀도가 높고, 강남의 대로는 이 수치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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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밀도가 높으면 그만큼 걸으면서 '저기 뭐가 있지, 저 골목으로 들어가볼까' 하는 유혹을 많이, 자주 받게 된다.
서울시는 1968년 한강 홍수를 방지하고 여의도를 개발하겠다며 밤섬을 폭파한다. 밤섬에서 채취한 석재는 여의도 공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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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을 폭파하기 전 여러 신문이 그곳 주민들의 생활상을 다룬 기사를 썼다. 1968년 당시 기준으로도 밤섬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 기이했던 것 같다. 동아일보는 대놓고 "거의 원시공동사회 체제"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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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이 폭파될 때 주민들은 한강변에서 그 모습을 보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마지막까지 밤섬에 살았던 사람은 62가구 443명이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밤섬 주민들에게 정부는 관악구, 구로구, 성남 일대에 대체 거주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밤섬 주민들은 밤섬이 보이는 와우산 중턱을 고집했다. 정부의 보상은 차일피일 늦어졌고, 옛 밤섬 사람들은 한동안 지금의 상수역 부근에서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러다 겨우 창전동에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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