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처방전(책 한 구절)
새벽에 모두 잠든 시간에 30분 책을 읽는다.
타이머까지 맞춰놓고 집중해서 읽는다.
이 시간에 나는 치료를 받는 느낌이다.
밤새 온갖 걱정과 불안에 시달렸던 나에게 처방전을 내려주는 느낌..
오늘은 '빈틈의 위로'라는 책을 읽었다.
정말 시간이 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면, 잠들기 전 스킨케어에 집중해보는 일도 추천하고 싶다.
헤어밴드를 하고 세수를 말끔히 해보자. 너무 지쳤을 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안다.
... 따뜻한 물로 종일 고생한 나의 손과 얼굴을 닦아내면 예상보다 훨씬 큰 개운함을 느끼게 되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보송보송해진 피부에 토너와 로션을 꼼꼼하게 발라주면 낮 동안 있었던 일들이 말끔히 잊히고 금세 기분이 나아지기도 한다.
"아니, 거실 소파에서 주방 냉장고까지 갈 수가 없더래! 근데 그게 뭐 귀찮아서라거나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우울증 때문이라네!"
...
그건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게으름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었다. 정말로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상태가, 가능하다. 그게 바로 우울이다.
...
그 시기 나에게 위안을 주는 곳은 회사에서는 화장실, 집에서는 책상 밑이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두 다리를 안고 얼굴을 파묻고 있으면 비로소 제대로 숨이 쉬어지는 듯했다.
오랜만의 영화관 나들이가 설레기보단 몸과 마음이 피곤해 귀찮고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상태였다.
...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설렘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 시작 전 전원 버튼을 눌러 전화를 잠시 꺼두는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깜깜하고 조용한 공간은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원래의 내 세계와 단절된 어딘가로 짧은 여행을 떠나온 것 같았다.
... 책은 작가가 이야기를 건넨다면, 영화는 감독과 배우가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좋은 대화를 나눴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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