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과연 "하면 된다"가 맞나?
.... 가장 부유한 1퍼센트가 전체 인구의 50퍼센트보다 더 많이 벌고 있으며 중위 소득이 40년 동안 줄곧 제자리걸음만 상황에서,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성공한다는 말이 빈말로 들리지 않을리 있겠는가.
이러한 빈말은 두 종류의 불만을 낳았다.
하나는 체제가 능력주의적 약속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나타나는 불만으로, 규칙을 지키며 열심히 일한 사람도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빚어졌다.
또 다른 불만은 능력주의적 약속이 이미 지켜졌고, 자신들은 볼 장 다 봤다는 절망에서 우러났다. 후자가 더욱 사기를 떨어트리는 불만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뒤처졌으며 그 잘못은 순전히 자신들에게 있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미국인(77퍼센트)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고 믿는다.
독일인의 경우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노력과 근성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미국적 믿음은 더 이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
제 2차 세계대전 뒤 수십 년간 미국인들은 자기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기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 사회적 상승에 대한 흔한 믿음에 반해, 가난뱅이가 부자 되기도 훨씬 어렵다. 미국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은 상류층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사실 대부분이 중산층조차 되지 못한다.
아메리칸 드림에서 찬미 받는 '자수성가한 부자'의 삶을 실현하는 미국인은 매우 드물다.
사실 다른 많은 나라들보다 미국에서 사회적 이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부나 가난의 대물림 현상은 독일, 스페인,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보다 미국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 덴마크와 캐나다의 청소년은 미국 청소년에 비해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가 부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런 기준에서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이 아니라 코펜하겐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볼 일이다.
아메리칸 드림은 베이징에서도 살아 숨쉰다.
내기를 건다고 가정해보자.
열여덟 살짜리 소년이 두 명 있다. 한 사람은 중국에, 다른 한 사람은 미국에 살고 있다.
둘다 가난하며 장래 상황이 나아질 전망도 어둡다.
자, 둘 중 한 소년을 골라보자. 어느 쪽이 더 사회적으로 출세할 가능성이 있겠는가?
'뭐 하다가 대학 학위도 못 받았느냐'
능력주의적 오만의 가장 고약한 측면은 학력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이클 코언,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이자 해결사
자신이 트럼프를 위해 해야 했던 몇 가지 지저분한 일을 밝혔다.
.. 트럼프가 다녔던 대학들과 대학 이사진에게 트럼프의 대학 성적이나 SAT 점수 등을 밝히면 고소하겠다고 협박한 것이었다.
트럼프의 위선
2011년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학업 성적을 공개하라고 몰아붙인 바 있었다.
"저는 그가 아주 형편없는 학생이었다고 들었습니다.....제발 그의 성적이 공개되기를 바랍니다."
학력으로 도덕, 정치 논쟁을 덮으려는 정치인들
트럼프 미 연방법원 판사 지명자(그리고 결국 인준자) 브렛 캐버노
고교 시절에 성폭력 의혹을 묻자
자신이 고등학교 때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아느냐면서 예일대와 예일 로스쿨에 입학했다는 것까지 강조했다.
고교 생활 기록부에 음주와 성폭력 건이 기재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대답했다.
"저는 우리 학년 수석이었습니다. 정말 죽어라고 공부했어요. 대학 농구팀 주장이었고요. 예일대에 들어갔고요. 예일 로스쿨에 들어갔습니다. 이 나라의 제 1등 로스쿨이죠. 거기서 저는 오직 공부만 파고 또 팠어요."
... 대학 학력의 무기화, 그것은 능력주의가 얼마나 폭정을 자행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학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
... 역사를 보면 뛰어난 학력과 실천적 지혜 또는 공동선 실현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가 서로 그다지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존 F. 케네디가 호화찬란한 학력의 소유자들로 내각을 꾸렸지만....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늪에 뛰어들고 말았다.
... 케네디 내각과 오바마 내각의 비슷함에 주목한다.
"두 대통령 모두 아이비리그를 나왔으며, 미국인들 대부분의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경멸 섞인 무관심을 갖고 있었다."
결국 오바마의 경제고문들도 늪을 자초했다.
... 금융 위기를 맞이해 월스트리트의 편을 들어주도록 함으로써 그들은 은행들이 담보도 없이 거액의 구제금융을 받도록 했다. 덕분에 민주당은 많은 노동자들의 눈 밖에 났다. 그리고 트럼프는 백악관에 갈 꽃길을 얻었다.
이런 정치적 판단 착오는 능력주의적 오만과 무관하지 않다.
오바마는 여러 가지 점에서 월스트리트를 높이 평가했다.
.... 워싱턴은 어떻게 월스트리트를 구하고 메인스트리트를 저버렸는가? 그것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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