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여행에 대한 감성이 나와 너무 비슷하다.
요즘에야 여행을 안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힐 수 있지만
나 20대만 해도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시선들이 있었다.
루저..라고 보는 시선? 그런 게 있었다.
마치 내성적인 사람들을 루저라고 보던 시선과 일치한다.
그래서 꾸역꾸역 맞지도 않는 억지 여행을 다니느라 참 고생을 많이 했었다.
아이 키우면서는 더욱더
여행 이야기는 언제나 나에게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다는 환상과 이국에 대한 동경을 동시에 불어넣어주었다.
.... 그러나 활자를 벗어난 현실의 여행은 환상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언제나 내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떠난 여행들이었다.
그렇게 떠난 여행에서 나는 언제나 편히 잠들지 못했고, 원치 않은 이질감과 마주해야 했으며, 그 과정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 나는 결코 여행을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 심지어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도.
여행에 가서도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기는커녕 내 오랜 친구들을 그리워한다. 지척에 살면서도 만나지 않던 친구들에게 시차를 계산해 전화를 걸고, 저녁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묻는다. 그리고 어김없이 서울에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일상의 시름에 젖어 있는 친구들의 염장을 질러놓는다. 이쯤 되면 여행이 싫다고 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김없이 여행을 떠나고, 고통받고, 또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살아갈 일말의 힘을 얻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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