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에게 유전자는 똑같은 명령을 내렸다.
'성장하라. 짝을 찾아라. 자식을 낳아 길러라. 그리고 죽어라. 너의 사멸은 나의 영생이다. 너의 삶에는 다른 어떤 목적이나 의미가 없다.'
...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내가 유전자의 생존기계라는 사실을 감정 없이 받아들였다.
... 내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지 알아서 기뻤다.
유전자가 같은 언어로 씌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달라졌다.
나무가 살고 죽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동물은 세포에서 당을 태워 열을 내지만 식물은 다른 방법으로 추위를 견딘다.
겨울이 다가오면 잎에 보내던 수분과 영양분을 끊는다. 그래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나무는 둥치와 가지의 세포에서 물을 내보내고 당과 단백질 같은 영양분만 남겨 세포 내부를 시럽 상태로 만든다.
대견하지 않은가?
...2월 어느 날 늘어진 가지에 연두색 꽃대가 맺힌 것을 보고 나도 몰래 손바닥을 가슴에 대었다.
... '잘했어. 걱정했어.' 이러는 내가, 나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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