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처방전(책 한 구절)

미술관에서는 예술을 배우려 하지 말고 예술에서 배우자.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마을 2025. 2. 20. 07:13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내주는 교사,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 그 과제에 힌트를 주는 미술관 경비원... 부럽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이 과제와 관련해 토론하는 것을 엿듣게 됐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정말로 그들의 신을 믿었을까? 
그들이 왜 그러했다고 또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지 예술 작품 두 점을 근거로 들어 설명하시오."
 
 
"저기 너희들, 도움이 필요하니?"
...
나는 작문에 쓸 만한 단어 하나를 알려준다.
그리스어 단어 '에피파니'는 원래 '신의 방문'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신의 계시와도 같은 깨달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꿈속에서나 깨어 있을 때나 끊임없이 에피파니를 경험했다고 알려준다. 

 
 

 
<메디치 아테나> 작품으로 학생들을 데려간다.
아테나는 특별한 유형의 지혜를 관장하는 여신이었어.
...아테나는 오디세우스가 자신감과 영감을 회복해야 할 때마다 나타나.
그런 느낌 있잖아... 상태가 별로인 채로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용기가 생기면서 정신이 또렷해지는 느낌.
오늘날 우리는 그 변화가 인간의 내부에서 생겼다고 생각하겠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힘이란 모두 외부로부터 비롯한 것이었고,
그 힘은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하고, 운명을 좌지우지하듯 사람의 감정을 뒤흔드는 힘이었어.
....아마 마음을 좋은 쪽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았겠지. 
... 너희도 아테나가 기분을 나아지게 해주는지 한번 보렴.
 
"감사합니다 선생님"
아... 난 이 부분에서 너무 감명을 받았다. 
미술관 경비원에게 설명을 듣고.. 경비원에게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는 아이들..
..
많은 사람들은 예술에서 배우기보다 예술을 배우려 한다. 

미술관은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해설하는 예술 작품을 배우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예술 작품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자리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