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국군 패잔병이 되어 산속으로 숨어든 '나'가 인민군 탈영병이 되어 산속으로 숨어든 친구 '유담'과 극적인 조우를 하게 되지만, 이내 인민군 정찰병에게 발각될 위기에 처하고 '유담'이 '나'를 지키기 위해 자진하여 인민군의 소굴로 돌아가게 되면서 '나'는 결국 살았다는 내용의 그 소설...그 소설은 그해 수능에 출제되면서 일곱 명의 학생들을 자살로 이끌었다.시험 출제자들이 정해놓은 답을 두고, 정선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왜곡하지 말라며 항의를 걸었기 때문. 1등급이었던 수능 성적표가 정답이 바뀐 한 문제로 인하여 2등급으로 떨어지던 그날, 옥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연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나에게 생전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를 남겨두고 멀어져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