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강북, 성북, 중랑
이쪽 고등학교에서 근무했기 때문인지
그~렇게 부자인 제자를 근무 중 만나본 적이 별로 없다.
부자가 있었는데 내가 몰랐을 가능성도 많다... 내가 워낙 둔하니..ㅎㅎ
암튼 그 둔한 내가 알기에도 와... 얘네는 진짜 부자네...
하는 학생이 있었다.
일단, 한 명..
정말 예의발랐다.
아이는 공부를 안 할 뿐이지..(미술학원은 다니고 있었다. 취미로..)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심지어 화학시간(고등 화학 시간이 얼마나 어렵고 지루했겠는가..)에도 수업을 열심히 잘 듣고
친구들과도 사이가 너무 좋고 선생님께 인사도 꼬박꼬박 잘 하는..그런 아이.였다.
엄마가 면담을 오셨길래..
"**이 제가 넘 좋아하는 학생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게 키우셨어요.
공부만 쪼끔 하면 좋을 텐데... 조금 안타까우시죠?"
그랬더니..
그 엄마가
정~말 예의바르게
"할아버지가
공부 넘 괴롭고 어렵고 그러면 그냥 학교만 열심히 잘 다녀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재미있는 학교 생활만 해라..
라고 항상 **이에게 말씀 하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한 마디로
"선생님 **이는 공부 안 해도 돼요"이다.
그런데 그런 말이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무시 당한다 생각되지도 않았고
정말 아이가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라는구나... 라는 게 느껴졌었다.
멋진 집안에서 이렇게 멋진 아이가 나왔구나... 라는 생각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다는 빌딩은 그 동네에 유명 상가가 다 있는 곳이었다.
정말 긴~~~ 빌딩.. 위로 긴 빌딩이 아니라 옆으로 긴 빌딩이다.
각종 병원, 약국, 학원.. 맨 위층에는 불가마사우나? 뭐 그런 것이 있는 빌딩 소유주의 유일한 손자였다.
그 때 당시에는 아직 내 아이가 굉장히 어린 꼬맹이였기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가 중학교 들어간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내 아이도 그렇게 컸으면 좋겠다.
정말로 그렇게 컸으면 좋겠다.
또다른 학생
이 아이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집안이었다.
무슨 사업인지는 모르나 집안이 부자라고 했다.
엄마가 면담을 하러 와서 되도 않는 뇌물을 자꾸 들이밀던..
물론 난 절대로 그런 걸 받지 않았다.
그 엄마도 거절할 걸 알고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이 아이는 주먹이 꽤 있었다.
일진... 이라고 해야 하나..
중학교까지는 공부를 꽤 했다고 하는데 고등학교 오니 바로 곤두박질..
몸 약한 아이들을 괴롭혔다.
그러면서 하는 말..
"야! 너 일류대 나오고 자격증 따오면 내가 너 써줄께!
내 밑에서 열심히 일해서 월급 받아라!"
이 따위 말들
이 학생은 나에 대한 욕을 써서 친구한테 보낸다는 게 나에게 문자로 보낸 적이 있었다.
그걸 본 나는 바로 학부모 소환을 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그거 그 학생이 보낸 게 아니고 아이 삼촌이 보낸 거라고..
말도 안되는 쉴드를 쳐주는 것이었다.
두툼한 봉투를 건네면서..
아... 엄마가 노답이라 아이가 저렇게 되었구나.
부자이면 뭐하나... 아이가...엄마가.. 저 모양인데..
했었다.
결국 그 아이는 자퇴를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 아이는 절대로 저렇게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
뭔가 결론이 있었으면 하지만
뭐 블로그글이 결론이 있어야하는가..
괜히.. 요즘 공부 안 하려는 아이와 씨름하면서.. 괴롭다보니..
그냥 즐겁게 학교만 다녀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그렇게 재미있게 살아라~~를 하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아서
옛날 제자를 소환해보았다.
그 아이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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