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설을 같이 읽습니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내 생각) 넌 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안 해?
엄마아빠는 당장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 걱정하며 살았는데.. 그래서 악조건에서 혼자 공부하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넌 풍족하잖아. 먹을 것 걱정 안해도 되잖아
라는 폭력성향의 말들..
대문자 T라서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했는지... 아니면 그 어려운 상황을 다 신경 쓸 수 없어서 T가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청소년기를 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별 무리 없이 지나온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차라리 미묘한 인간관계, 앞이 안보이는 미래 등등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그저 공부만 하면 되었던 과거가 더 나았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의식주 걱정은 안 해도 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어떤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던가
요즘은 아이가 신경쓸 것도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도 너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내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두 다 그런다. 이런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히 무슨 일인지, 왜 그렇게 힘든지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아픔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된다. 또한 이 고통을 나만 겪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나 말고 다른 이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이렇게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어설픈 해결책보다 들어 주고 공감해 주는 게 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에서 그런 힘을 보았다. - 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